여름 숲에서 홍진희 개인전 2023. 7. 4 - 30 [작가 노트] 수천, 수만 번의 씨실과 날실이 교차되어 천이 되듯이 수십 번의 실들이 층층이 쌓여 저의 숲이 완성됩니다. 가느다란 면사가 실탑을 이루어 숲의 형태를 만드는 건 아주 오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. 무척 힘들고 고단한 작업이지만 가는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숲이 되어가는 기쁨은 실로 벅찹니다. 저는 물감 대신 실로 그림을 그리고 작업합니다. 제가 실을 재료로 선택한 이유는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럽고 거친 질감과 미세한 양감의 매력, 또한 섬세한 손끝 조작으로 무수한 형태 변화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아울러 실은 물감처럼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, 오브제처럼 붙이고, 입체를 만들 수 있는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. 제 작품의 소재는 숲이고 주제는 치유입니다 아주 평범하고, 일상적인 소재와 주제이지만 숲은 사람의 정신이든, 육체이든 아픈 곳을 치유해 주는 장소임이 분명합니다. 저는 물론 숲을 통해 아팠던 몸과 마음을 위로 받고, 제 표현을 끌어내 주는 작업 역시 숲에서 이루어집니다. 제가 그리는 숲은 저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지치고 힘들 때 언제나 편안하게 포용해 주는 마음의 숲입니다. |